나무껍질은 회색으로 얕게 갈라지는데
물에 잘 썩지 않는다.
오래전 홍릉수목원에서 특이한 열매 때문에
이 나무를 담은 기억은 가물가물 있는데, 몇 년이 지난 현제는
키가 크고 잎도 없으며 열매도 멀리 있어
한동안 집에 와서도 무슨 나무인지 기억나지 않다가
아! 하고 바닷가에서 주로 자라는 식물까지는 생각이 났지만,
입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할 뿐, 정확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몇 년 전 구봉도, 오이도, 소록도 등에서 만난 기억 더듬어
'굴피나무'란 것을 찾아내게 된다.
한두 번도 아닌 여러 번 굴피나무를 담아 왔으면서도 막상 식물을 대하면
이름이 곧장 생각나지 않아 시간이 지나야 겨우 기억을 하게 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는 것 같아, 기억력의 한계를 느끼며 참 씁쓸하다는 생각 들게 한다.
굴피나무 하면 바닷가는 연관 지어지는데 이름은 앞으로도
몇 번을 더 헤매지 않을까 싶은데
왜 굴피나무란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를 알면
쉽게 이 이름을 기억해 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래전 12월 홍릉수목원의 굴피나무로
위와 같은 나무다.
12월의 굴피나무 잎이
낙엽 되어 원목 밴치의자 위에 뒹굴고 있다.
6월의 굴피나무로 암수한그루인데
암꽃과 수꽃이 함께 있다.
6월의 굴피나무로 묵은 열매가 그대로 달려있다.
가장자리 여러 개의 꼬리 모양의 긴 수꽃과
가운데 긴 타원형 암꽃이삭이 있다. 꽃잎은 없다.
묵은 열매를 달고 있는 굴피나무로
잎도 갓 피운듯한 애송이 모습을 하고 있다.
굴피나무 열매로 흙갈색이며 털이 없으며 견과는 구과 모양이며
9월에 익는다. 일 년생 가지에는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낙엽활엽 소교목으로
제주도와 경기도 이남의 볕이 잘 드는 산기슭이나 바닷가에서 주로 자란다.
비슷한 종으로 일 년생 가지와 잎 및 화경에 긴 갈색 털이 있는 '털굴피나무도 있다.
개인적으로 '굴피'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는데
참나무의 두꺼운 껍질을 뜻하고, 지붕을 덮는데 쓰이며, '굴피집'이 있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열매가 굴피집처럼 겹으로 덮인 모양을 연상하고
기억을 한다면 좀 개인적으로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해보게 된다.
어릴 때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시험공부할 때도 늘 그랬던 것처럼....
이참에 갑자기 생각났는데 지난가을 '일요 친구 어울림 산악회' 회원들과
하늘공원을 찾았는데 지하철 공사로 출구가 변경되어 일정에 없던 매봉산을 오른다.
가로수로 심어진 아그배나무 열매가 눈길을 끌어 이름을 알려 주렸는데
도대체 그때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후에야 기억 설명하기를
이름이 어려우니까 '아! 그 배'로 기억하면 '아그배나무' 생각나지 않을까 했는데
이제는 나의 경우 배만 생각하면 아그배나무는 다시는 이름을 헤매지 않을 것 같다는 후일담을
주절주절 굴피나무 주제와 달리 늘어놓게 된다.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기억하라고 했는데 그러나 지금쯤 기억 못 할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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