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에서 마을버스로 청계사 주차장에서 하차,
등산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청계사 입구에서
우측 산을 오르는데 아직 봄기운이 완연하다기보다는
쌀쌀한 날씨에 조금 전 내린 진눈깨비 내린 산은
아직 겨울 산에 가깝게 썰렁한 분위기다.
초입부터 이리저리 무언가 있을 것 같아 살펴보지만
예전보다 조금 일찍 산을 찾은 탓인지
아무런 풀조차 찾을 수 없다.
탐색을 뒤로하고 무작정 산을 오르면서 청계산
분위기에 취해 보기로 한다.
오랜만에 자연을 찾은 탓인지 별것 아닌 것에도
마음 쏠리고 자연과 동화되어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허투루 대할 수가 없는 것 같다.
한참을 오르다 바위틈
피나물 새싹 돋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직 꽃은 더 있어야 필 것 같다.
이나마 반갑다.
남산제비꽃도 꽃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가운데 예쁜 도토리 껍질
앙증맞은 그릇처럼 시선을 끈다.
소금쟁이 쌍으로 신나게 봄을 즐기고 있다.
예쁜 연두색의 유리산누에나방 고치
누군가 땅에 떨어뜨려 놓은 것 주어
나무에 올려 인증사진을 남긴다.
이곳에서 나만이 명물 취급하는 나무다.
수령이 얼마나 되었을까?
울퉁불퉁 온몸 혹 달고 잘 버텨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아직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있다.
늘 이때쯤 찾으면 잎도 나지 않아
그저 겉모습만 바라보게 된다.
조그만 웅덩이에 비친 반영도 빠뜨리지 않고
늘 담아 오게 된다.
근접해서도 담아 본다.
귀룽나무
파란 새순이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뒤돌아 풍경으로 담아 본다.
각종 동물의 쉼터 역할을 할 것 같은데
이왕이면 길가가 아닌 한적한 곳에 비켜 만들었으면
편히 쉬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용도로 만들었는지 의도는 잘 모르겠다.
낙엽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이길 유일한 방해꾼
위로 넘어야 할지 밑으로 엎드려 지나야 할지
늘 고민하게 하는 고사목이다.
매번 땅에 엎드리다시피 기었지만
이날은 과감하게 나무를 넘어 본다.
어느 편이 편한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애물단지다.
장작 거리로는 꽤 요긴하게 쓰일 텐데...
생강나무 꽃이 초봄 삭막한 분위기를
그나마 만회시켜주는 것 같다.
각종 지의류가 발길 잡는다.
무엇의 화석일까 궁금하다.
전에는 여러 모습의 화석이 있었는데
뚜렷한 것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것 같다.
바위틈 개별꽃 새싹도
빠끔 얼굴 내민다.
고목 팬 곳에 자리 잡은 현호색
내린 눈이 얼어붙어 있다.
고목에 자리잡은 갈색꽃구름버섯이다.
응달진 곳에는 내린 눈이 아직
그대로 얼어 있다.
인내심 테스트하려나 보다.
꿩의바람꽃 아직 때가 이르다고
입을 꼭 다물고 있다.
현호색
뽀송뽀송 노루귀
긴 솜털과 함께 뒤태도 귀엽다.
노루귀도 수줍게 발그레 얼굴 내민다.
얽히고설키고 연륜을 자랑하는 것 같은데
다래가 줄기가 아닐까 싶다.
곤충화석 같아 보이는데 신기하다.
계곡 일급수에 도롱뇽 알이
곳곳에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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